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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낮은 천장에 맞춘 디자인 솔루션

한국에서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면 천장 높이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낀 것은 30여 년 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였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가구를 미국 집에 그대로 가져와 놓았더니 거인의 집에 놓여진 난쟁이 가구처럼 되어버렸다. 미국 사람들의 집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휑한 느낌이 한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의 집에서는 자주 보였다. 여러 집을 비교하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가구와 천장 사이에 남아 있는 공간의 비례가 달랐다.

결국 문제는 Proportion, 비례였다.

한국의 일반적인 아파트 천장고는 오랫동안 약 2.3m 전후였고, 최근에는 고급 주거시장을 중심으로 높아져 일부 신축 아파트에서는 2.5~2.6m까지 적용되고 있다. 미국 현대 주택의 메인층은 약 9ft, 2.74m가 많이 사용되고 규모가 큰 단독주택은 이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

30여 년 전에는 한국인의 평균 체격도 지금보다 작았다. 당시의 아파트와 그 안에서 사용하던 가구 역시 그 생활환경에 맞는 크기로 형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사람의 체격뿐 아니라 주택의 면적과 천장, 문과 창문의 크기도 달랐고 그 공간에 맞춰 가구의 스케일 역시 커졌다. 따라서 미국식 인테리어라는 말에는 이 비례에 대한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한국 아파트에는 Low Profile>

미국 가구를 한국 집에 사용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가구와의 비례이다.

소파라면 전체 길이를 포함해 등받이 높이, 좌석 깊이, 팔걸이의 두께, 착성부분의 높이까지 합쳐져 실제 공간에서 느껴지는 볼륨이 결정된다.

미국집에 비해 천장이 낮은 한국 아파트에서는 폭이 충분한 소파라도 등받이가 낮고 하부가 어느 정도 노출되는 Low Profile 디자인이 훨씬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체어 역시 높은 등받이와 두꺼운 팔걸이보다는 전체 높이가 낮고 다리가 보이는 디자인이 유리하다. 그렇다고 모든 집에는 작은 가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수가 넓은 집에 작은 소파와 작은 체어,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 배치하면 오히려 공간이 잘게 나뉘어 보일 수 있다. 가구의 가로 크기를 무조건 줄이기보다 높이와 시각적인 무게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솔이나 사이드 보드도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높이는 좀 높아도 넓이가 날씬한 쪽을 택한다면 오히려 낮은 천정을 높아 보이게도 할수 있다.

현재 미국 가구 시장은 과거보다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같은 브랜드에서도 일반적인 프로파일과 Low Profile 제품을 함께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가구를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다. 대신 제품 디자인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실제 높이와 깊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무 멋지고 고가의 제품이라도 비례가 맞지 않으면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조명도 높이와 비례를 본다는 점에서는 예외가 없다.

미국 인테리어에서 큰 샹들리에와 펜던트는 공간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높은 천장에 맞춰 제작된 긴 조명을 한국 아파트에 그대로 설치하면 조명 상단의 멋스런 파이프나 체인을 지나치게 자르게 되면서 머리만 매달린것 같은 부조화를 연출할수 있다. 그렇다고 존재감 없는 작은 조명만 선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로 폭은 충분히 확보하면서 세로 길이가 짧은 디자인을 선택하면 낮은 천장에서도 미국식 조명이 가진 스케일을 살릴 수 있다. 특히 다이닝 테이블 위는 사람이 직접 통과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거실이나 통로보다 조금 더 큰 펜던트나 샹들리에를 사용할 수 있다. 조명의 크기 자체보다 설치되는 위치와 천장 높이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식 몰딩은 한국의 치수로 크라운 몰딩과 벽 몰딩, 웨인스콧도 미국식 인테리어를 한국에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미국의 클래식이나 트랜지셔널 인테리어에서는 높은 천장에 맞춰 상당히 넓은 크라운 몰딩과 높은 베이스보드를 사용한다. 이런 치수를 2.3m 정도의 천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몰딩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면서 벽이 짧아 보일 수밖에 없다.

디자인의 형태는 그대로 활용하더라도 몰딩의 폭과 돌출 깊이는 한국 공간에 맞춰 다시 잡는 것이 필요하다. 벽 몰딩 역시 작은 프레임을 많이 반복하기보다 세로 비율을 살린 비교적 큰 구획으로 정리하면 낮은 천장에서도 안정적인 비례를 만들 수 있다.

<미국 디자인을 가져오기 전에 확인할 것>

미국 인테리어 사진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나 조명을 발견했다면 제품만 보지 말고 그 제품이 놓여 있는 공간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사진 속 천장은 얼마나 높은지, 문과 창문의 크기는 어떤지, 가구 위에 어느 정도의 벽이 남아 있는지를 보면 같은 제품을 한국 집에 넣었을 때의 차이를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한국 아파트에서는 가구의 높이와 전체 볼륨, 조명의 수직 길이, 몰딩의 크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식 디자인을 한국 주거공간에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비례"이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한국의 천장고와 공간 규모에 맞는 프로파일을 선택 한다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다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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